마음이 흐르는 대로 863

거 쑥스럽구먼

오래전 "이 나이에 내가 하리"라는 말과 "거 쑥스럽구먼"이란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벚꽃아래 서 모델이 되려니 위 말들이 떠오른다. 백발로 꽃아래 서 있다는 것이 꽃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 컷을 남기고 이왕지사 찍은 거 나의 공간에 저장한다. 찾아오시는 님들은 몇 분 안 돼서 부담은 덜어낼 수도 있어 감히 벚꽃을 배경삼은 사진을 올린다. "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랴"

거짓말

추억속의 만우절 오늘이 그날이다 차라리 정직한 말을 하는 날로 정해야 할 만큼 거짓말이 보편화된 현실. 땅속에서 꽃봉우리가 얼굴을 내민다 어! 이런 모습은 첨 본다 얼마니 급하면 꽃봉우리부터 솟아오를까? 가끔은 상식밖의 일들이 일어난다 자신이 거짓을 얘기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면 될 일이지 거짓을 진실인것처럼 사족을 붙이다 보니 사그러들 말들이 일파만파 파장이 이는 것이다 만우절 그래 오늘만은 마음껏 거짓을 지껄여도 좋다 만우절이라 한번 웃자 한거라 하면 그 정도는 이해해주는 정도의 수준은 되니까. 결국 아무리 말로 진실을 바꾸려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진실이다

달항아리

젊었을 땐 비취색 청자를 좋아했다. 젊음의 색이라는 것 이것이 좋아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이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젊음이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면서 청자보다는 순백색 백자로 좋아하는 대상이 바뀌었다. 강렬함보다는 은은함을 좋아하는 나이가 된 탓인가 보다 나무 창살사이로 보이는 달항아리 그 모습에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.

매서웠던 송도의 바람

봄바람? 강풍이었다 맞바람을 안고서 반환점까지 고난의 전진 후 바람에 등 떠밀려 수월하게 돌아왔던 송도에서 바람맞은 날. 찬 북서풍이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가끔은 제멋대로의 날씨지만 태양은 묵묵히 자기 길을 가고 있음을... 오랜만에 다시 찾은 곳 계절 탓도 있지만 바람 부는 송도는 을씨년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생기 넘치는 봄날이 더 그리워진다.